감독 조엘 코엔 , 에단 코엔

출연오스카 아이삭(르윈 데이비스), 캐리 멀리건(진 버키), 저스틴 팀버레이크(짐 버키)


욕의 시린 겨울에 코트도 없이 기타 하나 달랑 매고 매일밤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는 무일푼 뮤지션 르윈. 듀엣으로 노래하던 파트너는 자살을 하고, 솔로앨범은 팔리지 않은 채 먼지만 쌓여간다. 우연히 떠맡게 된 고양이 한 마리처럼 계속 간직하기에는 점점 버거워지는 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지 고민하던 중, 유명 음악 프로듀서인 버드 그로스맨이 주최하는 오디션에 참여하기 위해 시카고를 향한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이런 유머 좋아 내취향임 ♡



영화 내내 짠내나는 르윈 



이 언닌 단발도 이쁘고 장발도 예쁘고 



이보쇼 케네디~



짧은 분량이였지만 강렬하게 잘생김 묻히고 가심 






1

피곤한 상태에서 봐서 졸음이 밀려왔지만, 졸지 않으려 허벅지를 꼬집으며 봐야 했을 정도로 참 좋은영화.

시기가 시기이고 또 내가 하는 일이 그런 만큼 르윈에게 굉장히 이입하고 봤는지 여운이 깊다. 이 영화를 고인 물, 쳇바퀴, 턴테이블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비유를 찾을 필요 없이 요근래의 내 모습이 바로 거기 있었다. 더 상세히 말하자면 통기타가 없는 르윈의 모습. 하고싶은 것도 제대로 포기 못하고 그렇다고 완전한 속물이 되기엔 게으르고 창피한 내모습.

2

영화가 그리고 있는 60년대 포크신은 배경만 그곳일 뿐 빡빡한 현실은 2013년의 지금과 다를바 없다. 속물이냐 루저냐 사이에서 갈등하는 르윈은 담담하다 못해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낙태도 소파 생활을 전전하는 생활도. 그럼에도 르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의 음악을 한다. 그것은 당장의 푼돈을 위해서, 주위의 부탁으로, 레이블 오디션으로, 때때로 자의로. 웃긴것은 속물을 욕하며 내 일을 하는 르윈이 정작 노래하는 이유는 대개 돈 때문이다. 당장 내일 잘 곳이 없는 르윈으로선 당연한 일이지만 참 아이러니 한 거다. 그런 현실은 르윈을 점점 속물을 만드려 떠민다. 하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결국 그는 다시 가스등 카페 무대에 서있다. 

3

선원 자격증을 어쩌면 본인에 의해 버리고 그때문에 완전히 속물이 되기도 버겁게 만드는 장면에서는 우습다 못해 눈물이 나려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 시작했는데 그게 삶은 조여서 다른 일을 하자니 할줄 아는게 그것밖에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 비수를 꽃았달까. 특히나 예술 분야 사람들은 집이 정말 잘살지 않는 이상 전문 자격증은 하나 따서 생계를 이어나가야 한단 말이 있는데 그건 저때나 지금이나구나 하고, 또 아 그렇지 저런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였지 참 많았지 하고 위안을 받은 느낌이었다. 

4

르윈에게 벌어지는 그 모든 고단한 인생의 결과물은 결국 자신이 만든 것이라는 아이러니. 이러쿵 저러쿵 얽혀진 사람들간의 아이러니한 관계가 거미줄 처럼 얽혀 그네 인생을 이미 잠식해버렸다. 

5

르웬은 고양이다. 란 말이 제일 명대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듦. 이 영화서는 총 세마리에 고양이가 나오는데 그 고양이들이 나오는 장면은 죄다 곱씹게 된다. 그 고양이 이름이 율리시스인 것도 그렇고 르윈이 고양이를 포기하고 히치하이킹을 할 때도, 차에 치인 고양일 그대로 두고 돌아가는 길에도. 그건 때때로 르윈에 벌인 무언가에 대상에 투영되기도 하고 고양이의 부재에 따른 르윈의 행방이 흥미롭기도 하다. 

7

영화의 끝에 르윈의 마침내 'Fare the well'을 부른다. 그는 그 자신이 가로막고 있던 하나의 언덕을 넘은 듯 편안해 보인다. 하지만 그도 잠시 카페 뒷골목에 불려나가 그를 '친구'라고 불리는 이에게 흠씻 얻어맡는다. 그때는 르윈의 뒤를 이어 무대를 장식한 유능하고 곧 유명해질 뮤지션이 노래하고 있다(아마도 밥딜런?). 불행은 그 자리가 르윈인것처럼 돌아온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르윈은 자신에게 핵주먹을 달린 당사자가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바람빠진 웃음소리로 잘가라 말한다. 그 모습은 전보다 여유로워진것 같기도 더 깊어진것 같기도 해 더욱이 찡하다. 

8

오스카 아이삭의 연기와 코엔 형제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수록곡도 좋고 필름을 썼다던데 영화 떼깔도 참 좋다. 중간중간에 유머들은 너무 내 코드라 나 혼자 크게 웃느라 영화관에서 민망하긴 했지만.. 무척 좋았다.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볼 때마다 또 다른 생각을 하게될 거 같아 기대된다. 

9

이렇다할 스토리는 없다. 떠돌이 음악가의 일주일 간의 수기다. 예전에는 기승전결이니 영화의 내용이니를 무척 생각했던거 같은데, 내가 영화를 잘 몰라서 그런진 몰라도 특별한 드라마나 기승전결 없이도 좋은 영화가 참 많다. 그게 TV드라마와 영화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 물론 TV드라마도 그대로 대단하고 좋은 작품이 많지만, 그게 대다수 작가 위주의 스토리 텔링이 중요한 분야라면. 영화는 그보다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는 기분? 최근 본 그래비티도 그렇고 요새 유행하는 영상 화보란 말도 그렇고 그것 그대로 하나의 장르이자 작품으로 보인다. 

10

이건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내가 말하는 이렇다 할 스토리가 없다는 말을 개연성이고 설정이고 개나 줘버리쇼 하는 류의 영화와 착각하지 말아줬으면. 하, 말빨이 없으니 설명하기도 힘들다.